신인 아이돌에 입덕해버린 나의 음악 방황기

처음 아이돌 공식 굿즈를 살 때 알았다. 내가 이미 빠져버렸다는 걸.

며칠 전, 친구가 보내준 영상 하나에 무심코 클릭했다가 내 일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신인 그룹의 무대였는데, 그 날 이후로 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온통 그 아이돌로 가득 찼다. 심지어 출퇴근길 음악도 모두 그 그룹의 노래로 바뀌었다.

“이건 그냥 일시적인 호기심일 거야.”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그룹의 예능 콘텐츠까지 정주행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 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었다.

처음으로 맞이한 콘서트, 그리고 궁금증의 시작

처음 컴백 무대를 TV로 보는데, 관객석이 한 색깔로 물들어 있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알고 보니 그건 아이돌 팬들이 콘서트나 음악 방송에서 사용하는 ‘응원봉’이었다. 그때부터 나도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공연장에서 수천 개의 응원봉이 하나의 물결을 이루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특히 내가 좋아하게 된 그룹의 응원봉은 특별한 디자인에 여러 색상이 변하는 기능까지 있다고 해서 더 탐이 났다.

“이번 주말에 첫 팬미팅이 있는데, 응원봉 없이 가면 좀 그런가?” 처음 가는 팬미팅에 빈손으로 가는 건 왠지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시작된 응원봉 찾기. 하지만 내가 몰랐던 사실은… 아이돌 굿즈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깊고 복잡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돌 라이트스틱, 생각보다 심오한 세계

응원봉을 검색하다 보니 ‘공식 라이트스틱’과 ‘일반 응원봉’의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식 라이트스틱은 그룹마다 고유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콘서트에서 음악에 맞춰 일제히 색이 변하는 신기한 기능이 있었다.

그런데 공식 라이트스틱의 가격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보통 5~9만원 사이. 처음 팬이 된 사람에게는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그냥 저렴한 응원봉으로 시작할까?’ 싶었지만, 어쩐지 첫 공식 굿즈는 제대로 된 걸로 시작하고 싶었다.

이런 고민을 하며 SNS를 둘러보다가 깨달았다. 많은 팬들이 라이트스틱을 단순한 응원 도구가 아니라 팬덤의 상징이자 정체성으로 여긴다는 것을. 콘서트에서 같은 응원봉을 든 사람들과 느끼는 일체감은 팬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연예기획사들은 각 그룹의 콘셉트와 이미지에 맞는 독특한 라이트스틱을 제작한다. 예를 들어 세븐틴의 라이트스틱은 캐럿(당근) 모양이라 팬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런 특별한 디자인 때문에 일부 팬들은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이 아니더라도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라이트스틱을 수집하기도 한다더라.

또 신기한 건, 최신 라이트스틱들은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공연장에서 실시간으로 제어된다는 점이다. 음악의 분위기나 특정 순간에 맞춰 수천 개의 라이트스틱이 동시에 색을 바꾸는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라고.

하지만 이런 하이테크 기능은 가격을 더 높이는 요인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투자해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과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 계속 충돌했다.

팬덤 세계의 숨겨진 규칙들

라이트스틱 구매를 고민하는 동안, 나는 팬덤 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예를 들어, 아이돌 그룹마다 ‘팬색’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 이건 그룹을 상징하는 공식 색상으로, 팬들은 응원할 때 이 색깔의 옷이나 소품을 착용한다.

그리고 특정 행사나 기념일에 맞춰 발매되는 ‘한정판’ 굿즈도 있었다. 데뷔 기념일, 멤버 생일, 특별 콘서트 등에 맞춰 나오는 이런 굿즈들은 나중에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특징이 있어서, 진짜 팬들은 발매 즉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경하다 보니, 한 팬이 작년 콘서트에서 라이트스틱 색상 동기화가 안 되는 문제를 겪었다는 글을 봤다. 알고 보니 콘서트 전에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로 연결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몰랐던 것. 이런 ‘선배 팬’들의 경험담은 나같은 초보자에게 정말 소중한 정보였다.

한 커뮤니티에선 라이트스틱을 고르는 기준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었다. “디자인이 예쁜 것”과 “기능이 좋은 것” 중 어떤 것을 우선시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어떤 팬은 “사용 편의성이 중요하다”고 했고, 또 다른 팬은 “집에 장식용으로도 예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글들을 읽으며 깨달은 것은, 아이돌 굿즈 구매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팬으로서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확인하는 행위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세계에는 내가 모르는 다양한 룰과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

첫 라이트스틱 구매, 그리고 그 후

고민 끝에 마침내 결정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룹의 공식 라이트스틱을 구매하기로! 온라인 스토어는 이미 품절이었고, 중고거래 가격은 너무 비쌌다. 다행히 공식 온라인숍에서 재입고 알림을 받을 수 있었고, 일주일 후 드디어 구매에 성공했다.

위 스타일의 라이트스틱을 고민하던 시기였다. 특히 3세대 버전은 색감과 효과가 정말 다양해서 콘서트 현장에서 더욱 빛날 것 같았다.

라이트스틱이 도착한 날, 나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포장을 뜯는 순간부터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박스부터 고급스러웠고, 라이트스틱 자체도 예상보다 튼튼하고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배터리를 넣고 처음 켰을 때의 그 설렘이란!

집에서 불을 끄고 라이트스틱을 켠 채 좋아하는 그룹의 노래를 틀었다. 마치 작은 콘서트장이 된 내 방에서, 나는 처음으로 진짜 ‘팬’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발광 스틱’이 아니라, 내가 이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는 증표라는 것을.

라이트스틱을 구매한 후, 나는 조금씩 다른 굿즈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포토카드, 슬로건, 키링… 처음엔 ‘이런 것까지 사야 하나?’ 싶었는데, 지금은 멤버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굿즈를 모으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이런 스타일의 라이트스틱도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특유의 색감 변화와 그룹 로고가 돋보이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예상치 못한 아기 고양이와의 만남

아이돌에 빠져있던 어느 날, 집 앞에서 우연히 작은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다. 너무나 어리고 약해보여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집에 데려와 보니 정말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였고, 어미를 잃은 듯했다.

처음엔 어떻게 돌봐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특히 먹이는 무엇을 주어야 할지 고민이었다. 검색해보니 어린 고양이는 특별한 ‘분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 우유는 고양이에게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위와 같은 제품이 아기 고양이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준다고 했다. 마침 제품 설명을 보니 어린 고양이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특별한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기 고양이를 돌보면서 알게 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목욕 후 제대로 된 타월로 말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일반 수건은 털이 빠지거나 고양이가 발톱을 걸릴 수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

이런 타입의 타월은 흡수력이 좋으면서도 부드러워 아기 고양이의 연약한 피부를 보호해주는 느낌이었다. 특히 작은 녀석이 목욕 후 떨고 있을 때 이런 부드러운 타월로 감싸주니 금방 안정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고양이를 돌보는 일과 아이돌 팬 활동을 병행하게 되었다. 고양이에게 ‘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그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것이었다. 별이는 이제 라이트스틱의 불빛에 반응해 장난치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면 그 아이도 작은 팬이 된 걸지도 모르겠다.

결국 팬 라이프는 행복의 또 다른 이름

아이돌에 빠지기 전과 후, 내 일상은 꽤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면, 이제는 콘서트 날짜나 새 앨범 발매일 같은 특별한 날들을 기다리며 산다. 어쩌면 이것이 팬으로 사는 삶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돌을 좋아하면서 생긴 또 다른 변화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새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콘서트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언니와는 이제 주말마다 만나 커피를 마시며 최근 소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던 시대에, 오프라인에서 진짜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다.

물론 때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나이도 적지 않은 내가 이렇게 아이돌에 빠져 있어도 될까?’ 하지만 곧 깨닫는다. 취미에 나이 제한은 없다는 것을. 오히려 이런 열정이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라이트스틱을 처음 구매했던 그 날, 나는 몰랐다. 이것이 단순한 ‘물건’ 구매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의 첫 발걸음이 될 줄은. 지금 나에게 그 라이트스틱은 단순한 응원 도구가 아닌, 나의 취향과 열정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테디베어 인형도 하나 구매했다. 콘서트에서 멤버들이 비슷한 인형을 안고 나와서 귀여웠던 기억 때문이었다.

이런 스타일의 인형은 멤버들이 무대에서 보여준 것과 비슷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 집 한켠에 장식해두고 보면 콘서트 때의 즐거웠던 순간들이 떠올라 미소 짓게 된다.

팬 생활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또 다른 질문에 직면해 있다. “언제까지 이 그룹을 좋아하게 될까?”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답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 느끼는 즐거움과 위로, 그리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열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을.

아이돌 덕질을 떡밥으로 시작된 나의 새로운 일상. 라이트스틱의 빛처럼 때로는 환하게, 때로는 은은하게 빛나는 이 특별한 일상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처럼 새롭게 팬이 된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즐기세요. 이것도 인생의 한 순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