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워시 종류별 차이, 내 체취를 결정하는 선택

그날은 정말 더웠다. 30도가 넘는 한여름, 에어컨도 제대로 안 나오는 지하철. 땀을 흘리는 건 당연했다. 근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은근슬쩍 코를 막더니 한 정거장만에 자리를 옮겼다. 그 순간 내 자존심은 바닥을 쳤다. ‘내가… 냄새나나?’ 정신없이 집에 도착해 샤워부터 했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체취에 미친듯이 집착하게 됐다.

냄새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언제나 땀을 흘리고, 피지를 분비하니 체취는 자연스러운 것. 문제는 그 체취가 불쾌하냐 아니냐의 차이다. 나는 그 사건 이후 거의 200개에 이르는 바디워시를 직접 테스트했다. 돈, 시간, 피부가 모두 희생되는 실험이었지만… 이제는 내 주변 사람들도 인정하는 ‘좋은 냄새’ 전문가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체취 관리를 위해 향수나 데오드란트만 생각한다. 하지만 체취 관리의 시작은 바디워시다. 땀 자체는 무취인데, 피부 표면의 박테리아가 땀과 피지를 분해하면서 냄새가 발생한다. 바디워시는 이런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노폐물을 제거하는 첫 단계다.

내가 수많은 바디워시를 테스트하면서 깨달은 건, 모든 바디워시가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정력, 향기 지속성, 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제각각 달랐다. 같은 가격대라도 효과는 천차만별이었다.

내 피부는 약간 지성이고, 등과 어깨는 여드름이 자주 나는 편이었다. 그래서 일반 바디워시로는 한계가 있었다. 신기한 건 바디워시를 바꾸고 나서 등 여드름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씻는 제품이라 생각했는데, 피부 상태까지 바꿀 수 있다니!

물론 체취는 바디워시만으로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식습관, 호르몬,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가장 쉽게 바꿀 수 있고, 효과도 빠르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바디워시다.

바디워시는 크게 일반 바디워시, 약산성 바디워시, 기능성 바디워시, 올인원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알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1. 일반 바디워시: 가장 흔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세정력은 좋지만 피부 자극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계면활성제가 강한 제품은 피부 장벽을 약화시켜 오히려 체취가 심해질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순한 성분으로 만든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2. 약산성 바디워시: 피부의 pH와 비슷한 약산성으로 만들어져 자극이 적다. 피부 장벽을 보호하면서 세정할 수 있어 민감한 피부에 좋다. 다만 세정력이 일반 바디워시보다 약한 편이다.

3. 기능성 바디워시: 여드름, 각질, 건조함 등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제품이다. 샐리실산, 후코아산 등의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여드름 피부에, 세라마이드나 히알루론산이 들어간 제품은 건조한 피부에 좋다.

4. 올인원 타입: 바디워시, 샴푸, 페이스워시를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간편하게 한 번에 씻을 수 있어 시간이 없을 때 유용하다. 하지만 각 부위에 맞춘 케어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200개 가까운 바디워시를 써보고 나서, 내 돈 주고 계속 사서 쓰고 싶은 제품들만 추려봤다. 각자 다른 장점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올인원 타입 중 최고 - ULOS 올인원 바디워시

아침에 시간 없을 때 이것만 있으면 정말 구세주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거 하나로 해결된다. 세정력도 괜찮고, 향기도 나쁘지 않다. 특히 은은한 파우더리한 향이 땀 냄새를 중화시켜주는 느낌이다. 샤워 후 피부가 당기지 않아서 좋았다.

단점이라면 향기 지속력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 그래도 바쁜 아침이나 운동 후 간단히 씻을 때는 최고의 선택이다. 심플함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이다. 여러 제품을 챙기는 번거로움이 없어 여행갈 때도 자주 가져간다.

등드름 케어에 최고 - 후코아산 함유 바디워시

등드름이 심했던 나에게 정말 희망을 준 제품이다. 후코아산이라는 성분이 피지를 억제하고 각질을 제거해준다. 써보고 2주 만에 등드름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리고 신기한 건 사용 후 등이 미끈거리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마치 피부가 한 겹 벗겨진 것처럼 매끈해진다.

향은 강하지 않지만 세정력이 좋아 땀 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다만 건성 피부라면 조금 건조할 수 있으니 보습은 필수다.

이 제품의 독특한 점은 사용 후 피부가 정말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 친구들도 피부 변화를 알아봐줬다.

좋은 향기가 오래가는 - 밀크바오밥 세라 바디워시 화이트머스크향

체취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쁜 냄새를 없애는 것도 있지만, 좋은 냄새를 남기는 것도 있다. 이 제품은 화이트 머스크향이 정말 고급스럽다. 샤워 후 로션 없이도 은은한 향이 반나절 정도 지속된다.

단순한 꽃향기가 아니라 깨끗한 살냄새가 나는 듯한 향이라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하기 좋다. 게다가 세라마이드 성분이 들어있어 건조함도 덜한 편이다.

이 제품의 향은 정말 특별하다. 샤워 후 집에 들어온 가족이 “무슨 향수 뿌렸어?”라고 물어볼 정도다.

아무리 좋은 바디워시라도 사용법이 잘못되면 효과가 반감된다. 내가 체취 관리를 위해 찾아낸 몇 가지 팁을 공유한다.

샤워볼 활용하기: 손으로 직접 바디워시를 사용하는 것보다 샤워볼을 사용하면 거품이 풍성해지고 세정력이 높아진다. 거품이 많을수록 피부 자극은 줄고 세정 효과는 높아진다.

미지근한 물로 씻기: 뜨거운 물은 피부의 수분과 유분을 과도하게 제거해 오히려 피부 장벽을 약화시킨다. 미지근한 물(36~38도)로 씻는 것이 좋다.

체취가 심한 부위 집중 케어: 겨드랑이, 사타구니, 발 등 땀샘이 많고 습한 부위는 더 꼼꼼히 씻어야 한다. 이런 부위는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쉽다.

충분히 헹구기: 바디워시 잔여물이 남으면 피부 자극의 원인이 된다. 특히 등, 목 뒤와 같이 헹구기 어려운 부위는 더 신경 써서 헹궈야 한다.

아무리 좋은 바디워시를 써도 체취가 확 줄지 않는다면, 다른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 내가 발견한 몇 가지 추가 포인트를 공유한다.

식습관 점검하기: 마늘, 양파, 향신료가 많은 음식은 체취에 영향을 준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이나 매운 음식을 많이 먹은 날은 체취가 더 강해질 수 있다.

소재 신경 쓰기: 폴리에스터나 나일론같은 합성 섬유는 땀을 잘 흡수하지 못해 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면이나 마와 같은 천연 소재나 기능성 원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데오드란트 활용하기: 바디워시만으로 부족하다면 데오드란트를 추가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는 필수 아이템이다.

규칙적인 샤워: 매일 샤워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운동 후에는 가급적 빨리 샤워하는 것이 좋다. 땀이 마르면서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옆 사람이 코를 막았던 그 순간부터 나는 체취에 미친듯이 신경썼다. 처음엔 너무 스트레스였지만, 점점 내 몸에 대한 애정으로 바뀌었다. 내가 나를 챙기는 일이 결국 자존감도 높여준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비싼 옷을 입어도, 멋진 헤어스타일을 해도 체취가 난다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반대로 깨끗한 체취는 그 자체로 매력이 된다. 특히 가까이서 대화할 때 좋은 냄새가 은은하게 난다면 호감도가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샤워를 하고, 상황에 맞는 바디워시를 골라 쓴다. 평소에는 ULOS 올인원으로 간편하게, 데이트가 있는 날은 밀크바오밥 화이트머스크향으로 은은한 향기를 남기고, 등드름이 심해질 때는 후코아산 바디워시로 집중 케어한다.

이제 공중화장실에서 다른 사람들이 체취 때문에 불편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나도 한때 그랬지…하면서.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체취가 있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체취가 있고,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그걸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작은 습관의 차이가 삶의 질을 바꾸는 법이니까.

이런 작은 변화로도 자신감이 확 올라간다면, 그게 바로 투자 대비 최고의 효율 아닐까? 이제 다음은 어떤 체취 관리법을 시도해볼까? 향수? 데오드란트? 아니면 천연 성분의 DIY 바디워시?

체취 관리는 결국 나를 위한 투자다. 내가 가장 오래 함께 할 몸이니까, 잘 챙겨주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이제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 내 기분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좋은 냄새가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기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더 이상 지하철에서 옆 사람이 코를 막는 일은 없다. 오히려 가끔 “향수 뭐 쓰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살짝 웃으며 “바디워시 덕분이에요”라고 대답한다.